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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iary

中心


심지가 굳은 사람 .

꽤나 많이 들은 말이다.
자기의 뜻이 분명하다는 칭찬인지, 성격이 너무 강하다는 뜻 인지.
알 수 없었으나
스스로는 심지가 굳다고 생각 본 일이 없다.
오히려 너무 쉽게 마음을 열고 먼저 정을 주고, 그리고 늦게까지 그 손을 놓지 못하고
사람들이 사라져 간 길만 목을 빼 하염없이 기다리고 바라보다 상처 받기.
어느 순간인가 단짝친구의 말투를 흉내내고,
옛 애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좋아하게 되는 내 모습을 확인하고 난 후에는
나도 내 중심이 무거운 사람이었으면,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.

나는 모든 인연을 소중하게 여겼으며 항상 진심으로 대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.
가면 쓴 사람들을 보고, 또 나 또한 가면에 익숙해져 가는 모습이
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는 말을 들었으면서도,
끝까지 피터팬으로 남아있어 보려고, 상처투성이가 되어 결국은 혼자 버려지더라도 좋으니
나는 끝까지 모두에게 순도 백프로의 진심으로 대하겠노라고 발버둥치며 무수하게 상처 입었고 또 상처 입혔다.

잠깐은,
나. 내 상처를 돌아보고 싶어졌다.
다른 누군가의 시선과 눈빛에 신경쓰지 않고 순도 백프로의 모습으로 다른 이가 아닌 스스로를 대하고 싶어졌다.
네가 나를 배신했으니 너 따위 나도 싫어졌어, 가 아니라
그래도 내게 그와 함께했던 아름다운 기억이 더 의미가 있다면,
감히 그 이유때문에 그가 싫어지지는 않을 것이리라.

다른 사람의 감정에 휩쓸려 내게 소중했던 것을 잃는 실수는 반복하고 싶지가 않아졌다.
그래서 내 중심이 무거워 이리저리 휩쓸리지 않는
심지가 굳은 사람이고 싶다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