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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iary

cactus


또 피맛을 봤다.

상대의 마음속에 치유될 수 없는 독으로 깊이 찔러 넣는 것은 내 유일한 특기.
 
누구든 옆에 있는 사람을 찌르고,
다가오려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날을 세우고.

모질지는 못하여
고통으로 일그러지는 상대의 얼굴에
몇 수십배의 눈물을 쏟고
찌른 상처보다도 오히려 몇 수십배를 혼자 아파하면서
도무지 무엇을 즐기는 건지도 알 수 없으나 멈출 수가 없다.

나에게 사랑, 혹은 영원을 말하던
조잡스러운 입술들을 내 가시로 갈가리 찢어내고
이것봐, 너희들에게 그런 단어를 입에 올린 자격 따윈 없는 거야.
하고 비웃어 주는것이 퍽 즐겁기는 하지만
모든 것들이 결국은 스스로를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것이라는 걸 모르지는 않는다.

아마도 모든 인간에게 있어야 할 슬픔과 고독이 내게는 부족하여
 스스로 만들어내는 방법을 터득하였는지도 모르겠다.

*

이제 배가 좀 고프다.